[김학중 목사의 시편] 겉포장은 핵심이 아니다
입력 2012-11-21 21:09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그늘이 길어지면서 우리 사회에는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외모가 중요하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다. TV를 켜면 화장술 같은 통상적인 외모관리의 수준을 넘어 아예 성형수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외모지상주의를 더욱 부채질하는 프로그램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그 결과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나이가 지긋한 중년들까지 성형열풍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1월 17일 MBC 무한도전은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페스티벌’을 방송했다. 즉 이것은 못생긴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잔치였다. 이 페스티벌의 시작은 무한도전 멤버들끼리 벌인 외모논쟁이었다. 그들은 서로 자신이 다른 멤버들보다 더 잘생겼다고 주장하다가 급기야 무한도전에 속하지 않은 다른 연예인들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이 못생겼다는 평가를 억울하게 생각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못생긴 연예인들을 모아서 진정한 추남을 가려보자고 제안했고 여기서 ‘못친소 페스티벌’이 만들어졌다.
이 프로그램의 백미(白媚)는 페스티벌 당일 나름 못생겼다는 연예인들이 하나둘씩 입장하는 장면이었다.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입장할 때마다 이른바 ‘못생긴 얼굴’을 열렬히 환영했다. 반대로 새로 입장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누구보다도 더 잘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럴수록 기존의 참가자들은 새로 입장한 사람들의 실력과 인기는 무시한 채 순전히 외모의 부족함만을 지적하며 새로 입장한 사람들의 가치를 무참히 깎아내렸다.
하지만 ‘못친소 페스티벌’을 보는 TV 시청자들은 이 논쟁을 보면서 그저 웃었다. 왜냐하면 그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외모와는 상관없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 페스티벌에 참석한 김범수, 고창석, 이적 등은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탁월한 실력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이들에게 외모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결국 ‘못친소 페스티벌’은 외모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물론 훌륭한 외모가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훌륭한 외모는 그저 잠깐 필요한 겉포장에 불과할 뿐이다. 오히려 내용물은 보잘것없는데 겉포장만 화려한 물건은 그 물건을 받아 든 사람을 실망시키거나 분노하게 만든다.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예수님께서도 무화과 열매는 없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격노하셨다.
이제 2012년도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외모 가꾸기에만 치중하다가 정작 우리가 맺어야 할 삶의 열매는 없는 ‘쭉정이 인생’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외모를 최선을 다해 가꾸라. 하지만 그 외모의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탄탄한 실력과 향기로운 인격의 열매도 풍성히 맺으라. 그 내면의 열매들이 당신의 외모를 더욱 빛나고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겠는가?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