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7] 단일화 파열음에 지지표 떨어지는 소리
입력 2012-11-22 01:50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양측 지지자들이 100% 결집하는 단일화’를 다짐했지만 협상 파열음이 커지면서 오히려 지지층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 돼가고 있다. ‘아름다운 단일화’와 거리가 먼 신경전이 며칠째 계속되면서 단일화 후유증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일 단일화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강수를 두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양측 캠프는 21일에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양측 다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기조다. 특히 단일화 협상이 이날도 진전 없이 종료되자 ‘네 탓 공방’에 열을 올렸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협상을 타결지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단순 지지도 조사로 수정안을 냈음에도 저쪽은 제발 가상대결 조사를 받아달라고 얘기했다. 요지부동”이라고 비난했다. 진 대변인은 “첫째 후보 간 담판, 두 번째는 여론조사 실시일을 늦추려는 (안 후보 측) 의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진 대변인의 표현과 태도로 (협상팀이) 임한 적이 없다. 허위사실을 말한 진 대변인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진 대변인의 ‘제발’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협상 과정을 왜곡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협상을 훼손하려는 의지로밖에 읽을 수 없다”고 불쾌해했다.
공론조사(지지층 조사) 논의를 두고도 양측 입장이 확연히 달랐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불공정성을 제기해 원하는 조사 대상 데이터를 가져와 달라고 요구했지만 성의 있는 답이나 검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제안한 시간이 오후 6시였다. 단일화 TV토론을 5시간 남기고 조사 대상자를 추출할 수 있겠느냐”며 “불가능한 시점에 제안을 가져와 답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심히 유감”이라고 받아쳤다.
‘단일화부터 이기고 보자’는 심정에 있는 대로 날을 세우고 있지만 양 캠프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가 내려놓고 비우고 양보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지만 안 후보 지지자들이 쉽게 넘어오지 않더라. 요즘은 아예 티격태격하니 단일화돼도 넘어오겠느냐”고 염려했다. 협상 당사자인 김기식 의원 등이 트위터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 등의 글을 올리는 것도 안 후보 지지자를 자극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단일화 협상이 갈등을 빚으면서 양측 지지층을 한데 모으려는 애초의 목적이 희석되고 오히려 양측 배타적 지지자들에게 이탈할 명분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