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두혈통’ 대내외 과시… 이설주 이어 김여정까지 공개 행보

입력 2012-11-21 19:39

‘김정은 체제’ 이후 김일성 일가인 이른바 ‘백두혈통’의 영향력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력이 김정일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에게 더 의지하고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9일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군부대 시찰에 나선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 매체가 김여정 단독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 부인 이설주의 파격 행보에 이어 김여정의 등장은 최고통치자를 제외하고 백두혈통을 대외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던 전과 달라진 행태다.

정부는 김정은 체제 이후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고모부 장성택 당 행정부장의 역할도 커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군부대 시찰 보도에서 김경희와 장성택은 현영철 총참모장보다 먼저 호명됐다. 현영철이 지난 7월 총참모장에 임명된 이후 두 사람보다 뒤에 호명된 것은 처음이다. 군 지도부 위상 하락 측면도 있지만 김경희 부부의 입지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 당시 이영호 군 총참모장 숙청을 시작으로 가족이 아닌 지도층에 대해서는 충성심을 테스트하며 솎아내기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21일 “김정은 후견인 격인 김경희가 건강 악화설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장성택 역시 ‘오른팔’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실세로 부각되고 있다”며 “김여정까지 노동당 과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설이 있는 등 가족이 전면에 등장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