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원자바오 ‘남중국해 분쟁’ 충돌
입력 2012-11-20 19:14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린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으로의 권력 이양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회담에 앞서 가진 회견 도중 동남아 국가와 중국 간 영유권 분쟁에 대해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두 나라가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협력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국 지도자의 만남에서 이번 EAS의 핵심 의제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가 영토 분쟁에서 어느 한편을 들지는 않겠지만 남중국해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국가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강조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바마는 EAS 정상들 전체 모임에서도 영유권 분쟁 문제를 공식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 간 ‘행동수칙’을 제정해 사태를 해결하려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원 중국 총리는 19일 아세안 정상들과의 회의에서 행동수칙(COC) 제정 협상에 조속히 나서 달라는 아세안의 공식 요청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전날 중국에 최고위급 협상을 조기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 원 총리는 대신에 분쟁 당사국들 간의 개별 접촉을 강조하는 등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아세안 차원의 영유권 분쟁의 해결책으로 추진되던 행동수칙 제정 작업은 중국의 입장 선회가 없는 한 상당기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