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주민 대피”…지상군 투입 긴장감

입력 2012-11-21 01:22

이스라엘 공군이 20일 가자 시티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 명령을 내려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급히 이스라엘로 날아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협상에 진전을 이끌어 확전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AP통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장관을 중동으로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이스라엘로 곧장 날아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뒤, 서안지구(웨스트뱅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와 만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양측의 휴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이집트 카이로로 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이스라엘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차 머물고 있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20일 새벽2시30분(현지시간)까지 중동 지역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황과 해결책을 문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오바마는 사태 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로 결정하고 정상회의를 수행중인 클린턴 장관을 급파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벤저민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하마스와 직접 대화는 없다”며 “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결과를 도출하는 데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의 주도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먼저 로켓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도 지상군 투입 시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위기 신호가 감지됐다. 이스라엘 공군은 “당신의 안전은 집을 떠나 즉시 가자 시티 중심가로 대피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했다. 전단에는 구체적인 길까지 명시됐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하마스가 이날 로켓 공격을 39회 감행했다고 밝혔다. 외국 기자들이 묵고 있는 호텔 1㎞ 반경이 이스라엘군에 공습되는 등 가자지구 피해도 잇따랐다. 팔레스타인 총 사망자는 116명에 이르렀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지난 15일 3명을 기록한 뒤 늘어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새벽까지 9명의 관료들과 상황을 논의한 끝에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키로 했다. 이스라엘 측은 “외교(협상)에 시간을 주기로 했다”며 “그러나 무한정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 내 자국민의 대량 탈출 사태에 대비해 3척의 해병대 함정을 급파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