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車 2012년 100만대 팔렸다는데… 성능 의구심 등 구매 망설여

입력 2012-11-20 19:10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 판촉을 강화하고 나서자 소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연비만 따진다면 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하는 게 맞지만 비싼 초기 구입비용과 차량의 성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월 판매량이 1000대 안팎이던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과 추가 할인 등에 힘입어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2000대 이상 팔렸다.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도 10월에 1327대가 팔리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토요타가 출시한 ‘뉴 캠리 하이브리드’도 월평균 147대가 판매되는 등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엔진 힘과 연비를 높인 자동차다. 충전된 배터리로만 운행하는 구간도 있어 공인연비보다 실연비가 더 좋게 나올 수 있는 데다 각국 정부 차원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차량인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초기 관심이 높았다.

현재까지는 자동차 업체들이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대부분이 동종 가솔린 모델 판매대수의 20∼30%에 그치고 있다. 동종 모델에 비해 초기 구입비용이 1000만원가량 비싼 데다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 차도 심하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매력이 상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최대 25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연말 자동차 업체들이 판촉을 강화하면서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올해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100만대를 돌파해 성장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강동완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차 시장 성장 배경 및 전망’ 보고서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하이브리드차가 올해 첫 출시 16년 만에 연간 100만대 판매, 누적 판매 500만대를 기록하며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연 8만대 수준이던 팩시밀리 시장은 1987년 100만대 판매 이후 대표 사무기기로 성장했고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도 2010년 9월 100만대를 넘어 5개월 만에 500만대를 돌파했다”며 “하이브리드차 시장도 100만대 규모를 형성하면서 관망하던 일반 소비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성장 요인으로 내연기관차와의 판매 가격차 축소, 연비·유지비를 비롯한 총 보유비용의 지속적인 하락을 꼽았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