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협상개시 선언… 인구 34억명·GDP 19조7640억 달러, EU 앞서는 거대경제권 탄생
입력 2012-11-20 21:19
16개국 정상이 20일 협상 개시를 선언한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사실상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해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아세안과 FTA를 체결한 6개국이 참여한다.
협상이 체결되면 인구 34억명, 명목 국내총생산 19조7640억 달러(지난해 기준)의 거대경제권이 탄생한다. 유럽연합(17조5100억 달러)을 앞서는 규모다. 정부는 RCEP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이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76%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의 1∼3위 교역국인 중국, 아세안, 일본이 모두 참여해 안정적인 교역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RCEP는 복잡한 통관 절차로 마찰이 잦은 양자 간 FTA에 비해 포괄적인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FTA 활용률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RCEP 협상은 내년에 시작해 2015년 말 타결을 목표로 진행된다. 참가국들은 우선 무역협상위원회(TNC)를 구성해 상품과 서비스, 투자 분야부터 협상을 시작한다. TNC 회의는 4개월 간격으로 1년에 3차례 개최되며, 경제장관회의가 TNC 회의 결과를 총괄하는 구조다. 첫 TNC 회의는 내년 4∼5월에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 타결까지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협상 주도권, 개방 수위를 놓고 참가국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은 ‘아세안 중심성’을 내세우며 상품 분야에서 자유화 수준을 낮추는 특별대우를 원하고 있다. 아세안은 협상 분야도 상품과 서비스, 투자 분야로 국한하자고 주장하고 있어 지적재산권 등 규범 분야 논의로 협상이 확대될지도 미지수다. 우리의 경우 호주·뉴질랜드 등 농업 강국들과 농산물 개방 폭을 놓고 힘겨루기도 해야 한다.
정부는 점진적으로 개방 수준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최경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프놈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참가국이 많기 때문에 2∼3개국이 참가하는 협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