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는 줄여도 통신비는 못줄여… 월평균 장비구입비 최고
입력 2012-11-20 18:56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계 소비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학원비 지출마저 감소시켰지만 스마트폰 열풍은 잠재우지 못했다. 지난 3분기 월평균 통신장비 구입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비 지출은 줄여도 스마트폰 구입비와 통신비는 못 줄인다’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난 셈이다.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리면서 통신사들이 스마트폰 기기값은 낮추고 통신비는 늘리는 편법으로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통계청 가구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인 가구 기준 3분기 월평균 통신장비 구입비는 9467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가 생산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사상 최고치이다. 2008년 이후 3000원 미만에서 안정세를 나타내던 통신장비 구입비는 지난해 4분기 3354원으로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올 2분기 5971원, 3분기 9467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통신장비 구입비 급증에 힘입어 통신 서비스 비용을 포함한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도 3분기 15만5000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7.7%로 전체 항목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체 교육비는 32만99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1% 감소했고, 이 중 학생 학원교육비는 1.7% 줄어든 17만998원에 그쳤다.
통계청은 통신장비 구입비 급증의 원인을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서 찾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LTE폰이 상용화된 지난해부터 통신사들이 번호이동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며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어 통신장비 구입비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또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에 따르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2009년 80만명에 그쳤지만 이후 매년 100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 3분기엔 3087만명에 이르렀다.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5327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휴대전화 사용자 5명 중 3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