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단일후보 적합 누구?” “朴 이길 후보 누구?”… 文·安, 여론조사 문구 공방

입력 2012-11-21 00:54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이 20일 이틀째 단일화 룰 협상을 갖고 여론조사를 유력한 단일화 방식으로 집중 논의했다. 전날 ‘여론조사+α’ 방식으로 제안된 안 후보 측의 공론조사(지지자 그룹 조사), 문 후보 측의 일반시민배심원단 조사(아웃바운드 방식)를 절충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타결짓기 쉬운 여론조사 방식을 우선 논의한 것이다. 안 후보 측은 기존에 제시한 것과 다른 몇 가지 새로운 방식을 추가로 제안했으며, 문 후보 측도 협상이 길어지자 수정안을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19일 7시간여 마라톤협상을 가진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 서울 시내 모처에서 다시 비공개로 만나 심야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협상에서는 여론조사 업체선정 및 조사 방법, 문항설계 등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여론조사 방식에 논의가 집중된 것은 두 후보의 TV토론이 당장 21일 오후 10시로 잡힌 상황에서 그 전까지 별도의 배심원단이나 지지자 그룹을 추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양측은 ‘여론조사+α’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도 포기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문항의 경우 안 후보 측은 전날에 이미 제시한 “선생님께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이길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겠습니까”라는 본선 경쟁력을 묻는 가상 양자대결 형태의 문구를 강하게 요구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가상대결이 아닌 ‘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는 후보 적합도를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결국 두 후보가 직접 만나 협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일부러 협상을 지연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시각도 나왔다.

룰 협상이 치열해지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격해졌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문 후보 측이 언론에는 통 큰 양보를 하겠다 해놓고 실제로는 상이한 모습을 보여줘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한 초청 토론회에서 “유리한 방식을 따내기에 급급해할 게 아니라 (국민께) 방안을 보여드리고 어느 것이 더 객관적인지 보자”며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검증받자고 촉구했다.

한편 온 국민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양측이 지나치게 정략적인 태도로 협상을 몇 차례나 파행시킨 데 대해 비판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본질이 아닌 협상 내용 공개나 신의 성실 등과 같은 지엽적인 문제로 협상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는 데 대해 “좀 유치한 협상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