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간인 희생시키는 가자 교전 중지해야

입력 2012-11-20 18:29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교전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시작된 양측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19일 현재 100명을 넘어섰다. 팔레스타인에서 111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840명을 웃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민간인이고, 어린이도 30여명이나 포함돼 있다. 성능이 뛰어난 방공망 아이언돔으로 무장한 이스라엘에도 1000발 이상의 하마스 로켓 공격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교전의 원인이 이스라엘의 주장대로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겨냥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있든, 혹은 하마스 주장처럼 이스라엘의 하마스 지도자 암살이 됐든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은 막아야 한다. 로켓 포격을 받았다고 민간인의 대량살상을 야기하는 폭격을 자행하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 지도자가 암살당했다고 민간지역에 로켓포를 쏘는 행위도 부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자국민의 생명이 중요하다면 다른 나라 민간인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 전시라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범죄행위다.

해·공군 공격에 이어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던 이스라엘이 다행히 이집트가 제시한 정전안을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양측은 즉각 교전을 중단하고 정전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민간인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은 국제사회에 남아있는 고질이자 난치병 중 하나다. 양측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다. 하지만 테러와 응징, 압박과 저항의 악순환이 60년 이상 계속되면서 이곳의 민초들은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육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제 양측은 그간 국제 중재 하에 이뤄진 평화의 틀을 존중해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도 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 지역의 갈등이 물리적 대결로 비화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중동의 민주화 도미노 이후 이슬람주의에 충실한 정권이 다수 들어선 만큼 충돌이 확전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