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은 못했지만… MB·오바마 ‘우정’ 과시
입력 2012-11-20 21:32
이명박 대통령이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린 캄보디아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우의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열린 EAS 회의에 오바마 대통령과 나란히 참석했지만 양자 정상회담을 갖지는 못했다. 이날 오후 다음 순방지인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난 이 대통령과 미얀마를 방문한 뒤 캄보디아로 온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두 정상은 전날 저녁 프놈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및 관계국 정상 갈라만찬에서 만났다. 이 대통령이 먼저 재선 축하 인사를 건네자 오바마 대통령은 마치 친구를 대하듯 격의 없이 포옹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6월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5개월 만이다.
아세안+3, EAS에 잇따라 참석한 이 대통령은 비공개 정상외교 장면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생생하게 소개했다.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의 어깨를 감싸는 장면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과의 비공개 환담, 캄보디아 쌀국수 시식장면 등이 눈에 띄었다. 이 대통령은 EAS에서 “역내 경제통합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시켜 정치적 대립을 완화할 것”이라며 “다양한 통합들이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G2(주요 2개국)인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고 개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EAS 폐막 직후 이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 정상은 RCEP 협상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한편 인구 15억명, 국내총생산(GDP) 합계 14조 달러에 달하는 동북아시아 시장 통합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프놈펜에서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 에다노 유키오 일본 경제산업 대신과 3국 통상장관회의를 열고 한·중·일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이로써 세 나라는 2003년 FTA 체결을 위한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프놈펜=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