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文·安단일화 국면의 반사효과… 보수결집 朴 지지율 소폭 상승
입력 2012-11-21 01:05
최근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단일화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온 새누리당으로서는 반색할 일이다.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SBS가 지난 17∼18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 47.5% 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43.9%, 박 후보 46.3% 대 무소속 안철수 후보 45.7%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16~17일 1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도 박 후보 46.3% 대 문 후보 44.9%, 박 후보 46.9% 대 안 후보 45.3%로 비슷한 흐름이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지만 박 후보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야권 후보 단일화의 반사효과로 분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0일 “SBS 조사에서 양자구도의 경우 박 후보가 안 후보를 1% 포인트가량 앞서고, 문 후보에게도 3∼4% 포인트가량 앞서는 결과가 나왔는데 보름 전 조사결과와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며 “일정 부분 단일화와 관련해서 (박 후보가) 반사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표상으로도 확인된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단일화 합의(6일)가 있기 전인 지난 4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성향 유권자 23.8% 가운데 62.6%가 박 후보를 지지했고, 보수층의 모름·무응답은 9.8%였다. 하지만 단일화가 한창 진행 중인 18일 조사에서는 보수 성향 유권자 24.5% 중 65.4%가 박 후보를 지지했고, 보수층의 모름·무응답은 7%로 줄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02년 단일화 과정을 멍하니 바라보다 있다가 당한 경험이 있는 보수층에서 위기의식에 기반한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 성향의 중도층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11월 4일 조사를 보면 중도 성향 42.6% 가운데 31.4%가 박 후보를 지지했고 18일 조사에서는 중도 성향 41.2% 중 38.4%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박 후보를 선호하지 않았던 이들도 야권 단일화를 계기로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선 측면도 있다. 4일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 33.9% 중 86.2%가 박 후보를 지지했으나 18일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36.4%로 높아지고 그중 90.5%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층 결집은 실제 투표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의 대결구도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50~60대 보수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할 경우 야권이 고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