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8] “文 사과하라” 정회소동… 아름다운 단일화 ‘글쎄’

입력 2012-11-20 22:30
“그동안 맏형으로서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지만….”(문 후보 측)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안 후보 측)

막판 단일화 협상 중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의 장외 공방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공개적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일각에선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20일 오전 9시30분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전날 협상 내용 일부가 왜곡되게 언론에 알려진 점을 안 후보 측에 강력 항의한다”며 안 후보 측의 협상안을 전격 공개했다. 그는 공론조사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우 단장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을 가져와 놓고 문 후보가 ‘통 큰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언론플레이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 후보 측은 협상팀 간 합의를 깨고 협상 내용 일부를 왜곡해 언론에 알린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책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저쪽이 축구라는 종목을 하자고 해서 좋다고 했는데 우리는 발만 쓰고 저쪽은 손, 발, 머리 다 쓰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1시간 반 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공평동 캠프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면 반박했다. 그는 “공론조사 틀에 합의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지지층 조사라는 표현이 맞다”고 했다.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비판에는 “저쪽(문 후보 측)에서 취재되는 내용의 확인을 (기자들이) 요청했다”며 문 후보 측에 책임을 돌렸다.

양 캠프는 저녁에 다시 격돌했다. 우 단장이 협상 내용 중간 브리핑을 하자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이 “협상팀 간 신뢰를 깨트리는 것”이라며 발끈했다. 정 대변인은 “왜 일방적으로 브리핑했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합의된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지 경과 내용을 브리핑하기로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우 단장은 “자기 쪽에 유리한 주장을 언론에 알리거나 국민들의 혼란이 있을까 봐 중간에 알리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우 단장의 사과를 요구해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문 후보 측 협상팀인 김기식 의원은 트위터에 “새벽에 배달된 신문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 이런 허위 사실을 얘기하고 이를 그대로 받아쓰고”라고 썼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