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습점령 훈련 반복… 서북도서 위협 커졌다

입력 2012-11-20 21:41

북한이 올해 평양 서쪽 항구인 남포 인근 서해안 초도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소식통은 20일 “북한이 올해 5∼8월 서해안 초도에서 지상·해상·공중 전력이 참가한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며 “초도를 기습 점령지로 가정해 상륙훈련을 반복하는 등 서북도서 기습점령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뒤부터 초도 지역을 중심으로 기습상륙훈련을 실시해 왔다. 김정은이 지난해 8월에는 직접 서해에서 실시된 대규모 도서점령훈련을 지도했다는 설도 있었다. 올해 상륙훈련은 규모가 강화되고 횟수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초도는 백령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서북쪽으로 80㎞ 떨어진 섬으로 북한의 서해 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의 전진기지이며, 함정의 실탄사격훈련도 자주 이뤄지는 곳이다. 북한은 초도 앞바다에서 해군사령부 소속 29해상저격여단과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서해와 황해도를 관할하는 4군단이 주축이 돼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해상저격여단은 인민무력부 주관 전투력 판정에서 1, 2위를 다투는 최정예 특수부대다.

북한군의 기습상륙훈련은 달이 뜨지 않는 밤을 이용해 먼저 4군단이 우리 측 서해 5도에 해안포를 발사한 다음 특수부대원들과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들이 공기부양정을 타고 서해 5도를 점령하는 시나리오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 들어 상륙훈련이 강화된 것은 지난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동안 중단됐던 훈련을 보충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완공된 황해도 고암포 공기부양정기지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 점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월 ‘김정은 체제’ 공식 돌입 이후 충성도와 비리 등에 대한 인물 검증 작업을 실시해 당·정·군 전방위에 걸쳐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군 사병 귀순 사태의 영향으로 군 작전라인에 문책성 계급 강등이 있었다.

정부는 현영철 총참모장(차수→대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대장→상장)에 이어 최부일 총참모부 작전국장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상장에서 대장으로 복권된 김격식은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이성규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