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가구 ‘희망의 집수리’ 사업 인기

입력 2012-11-20 22:48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중계동 104번지 백사마을. 이곳은 개발제한이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1960∼70년대 주택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즈넉한 옛 정취 덕에 사진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정작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겨울나기가 고역이다. 그러나 백사마을 주민 김재일(가명·60)씨는 지난 8월 서울시 ‘희망의 집수리’ 사업을 통해 단열재 보강과 창호 교체 서비스를 받고 추위 걱정을 싹 덜었다.

서울시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주택 에너지 효율을 올려주는 희망의 집수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저소득층 가정에 단열재 시공, 창호 교체, 도배 등을 무료로 해 주는 것으로 지금까지 160가구가 혜택을 받았다. 연말까지는 이화동 이화벽화마을, 삼선동 장수마을, 신내동 새우개마을 등 90여 가구가 추가돼 총 250가구가 혜택을 받게 된다.

집에 생긴 빈틈을 찾아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면 에너지효율을 3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간단한 수리로도 저소득층 가구는 난방비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다. 올해 사업수행기관으로는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가 선정됐다.

희망의 집수리 사업은 시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다 지난 6월부터 민·관 협력 방식으로 바뀌었다. 시가 사업비의 30%만 부담하고 나머지 70%를 민간기업이 부담하게 되면서 가구당 사용 가능한 예산은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대폭 뛰었다. 이에 따라 기존 도배, 장판, 싱크대 교체 수준에 머물렀던 수리 범위는 단열 보강, 이중창호 교체 등 내부 개·보수로까지 확대됐다.

모자라는 인력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보충했다. 현재까지 1200명의 시민이 집수리에 참여했다. 자원봉사를 원하는 시민은 한국해비타트 홈페이지(www.habitat.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건기 시 주택정책실장은 “민간참여형 집수리 사업을 통해 시는 예산 대비 사업효과를 높이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시민은 나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면서 “올해 성과를 검토해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