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택시, 요금은 오르는데 서비스는 공회전
입력 2012-11-19 21:15
대구지역 택시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지만 택시 서비스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내년에 택시요금이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시는 이달 안에 교통개선위원회를 열어 택시업계가 요구한 요금 인상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택시업계는 현행 기본요금 2200원에서 중형택시 기준으로 기본요금 2800∼3000원의 인상안을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LPG 가격도 올랐고 3년 넘게 택시요금이 오르지 않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택시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신암동 동대구역 택시승강장 주변 도로는 택시들로 점령돼 있었다. 승강장에서부터 100m 정도 거리까지 택시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 일반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수년째 택시 불법정차 문제가 제기돼 온 곳이다.
삼덕동 경북대학교병원 맞은편 2차선 도로에도 불법 정차 택시가 한 차선을 막고 있어 일반 차량들이 택시를 피해 위험하게 옆 차선으로 끼어들기를 해야 했다. 더구나 정차한 택시들 바로 앞에는 버스정류장이 있어 차량 통행이 더욱 어려웠다. 손님을 태우기 위해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무리하게 차선을 이동하는 등 난폭운전 장면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택시 민원도 증가 추세다. 시에 접수된 택시 관련 불편 신고는 2010년 1516건에서 지난해 1909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9월 말 기준 1393건이 접수돼 연말이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불만 유형도 불친절, 승차거부, 부당요금 징수 등 이전부터 늘 제기되던 문제들이었다. 부제일 운행위반, 속도위반 등 법령위반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의 서비스가 엉망인데도 연간 8억원 정도를 택시업계에 지원하고 있는 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이 결정되면 택시조합 등과 문제를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며 “일반노동자인 택시 기사를 상대로 강제적인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