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주관 새내기사회복지상 11명, 美 사회복지 시설 연수

입력 2012-11-19 22:07


한국사회복지협의회·삼성전자·국민일보가 주관하는 ‘새내기사회복지상’ 2011년 수상자 11명이 지난달 15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구세군 등 미국 사회복지시설과 시청 등을 둘러봤다. 사회복지에 뛰어든 지 4∼5년 남짓한 새내기 활동가들은 탄탄한 정부 지원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어우러진 미국의 사회복지제도를 체험했다.

◇100년 전통의 구세군=지난달 17일 연수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세군 하버라이트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는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에 빠진 노숙인 구제사업을 벌이고 있다.

센터는 시내 주택가에 있다. 밖에서는 조그만 교회처럼 보이지만 예배당 뒤쪽의 해독센터와 생활관에선 노숙인 중독자 200여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막 시설에 입소한 사람들은 해독센터에서 한 달간 외부와 접촉을 끊고 거리생활로 허약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중독이 완화되면 일반 가정집처럼 꾸며진 맞은편 생활관으로 옮긴다. 생활관 벽면 곳곳에는 기상시간, 세탁물 처리 시간, TV시청 시간, 휴게실 이용 방법, 싸움을 하면 받는 벌칙까지 수많은 룰이 적혀 있었다. 사회에서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다. 새내기 복지사들은 “긴급 구호에 초점이 맞춰진 국내 노숙인 보호 시설과 달리 세밀한 프로그램으로 노숙인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 놀랍다”고 했다.

센터는 입소자들의 자립의지가 확인되면 졸업증을 주고 숙소나 직업을 갖도록 후원자와 연결시켜 준다. 연간 400만 달러에 이르는 비용은 모두 시가 부담한다. 존 맥나이트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는 “18개월 이상의 장기간 사회적응 훈련으로 자립의지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전광현 연수단장은 “한국도 사회복지단체에 시 정부 차원의 풍부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눔 기부로 지역 일자리 창출까지=연수단은 이튿날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기부물품 판매업체 굿윌(GoodWill)을 방문했다. 굿윌은 1902년 미국 보스턴에서 에드거 헬름 목사에 의해 시작된 복지단체로 중고품을 기부 받아 빈민 구호 활동을 전개한다.

굿윌 샌프란시스코 본부는 지역사회 후원으로 많은 사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본부 건물 뒤편 공장에선 직원들이 기부 물품을 분류하느라 분주했다. 공장은 기부물품을 분류한 뒤 수선·가공·판매하는 공정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공장 지하에는 신발, 옷가지, 유리병, 가전제품, 콘센트, 악기 등 물품 수만점이 종류별로 정리돼 있었다. 물품을 분류하는 직원만 200여명에 달했다.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시민 4∼5명이 중고 물품을 기부하고 구매하러 공장을 오갔다. 배현표 전북광역자활센터 과장은 “중고 물품을 기부하고 사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이 부럽다”고 했다.

지난해 이곳에서만 헌옷과 옷감 3519t, 도서류 277만권, 신발 255만 켤레, 컴퓨터 등 전자기기 221만점이 기부·수거됐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등 대기업 기부도 있지만 대부분은 개인들이 낸 것이다. 돈으로 따지면 3680만 달러(약 406억원)어치에 달한다고 한다.

센터는 직업 훈련 등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실직자나 장애인, 청년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육, 이력서 작성, 인터뷰 훈련 등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아 항상 만원을 이룬다고 한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매년 센터를 통해 일정 인원을 채용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