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57일 만에… 시즌 2호골
입력 2012-11-19 19:14
박주영(27·셀타 비고)의 팀 내 라이벌인 마리오 베르메호가 몸을 풀고 있었다.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은 전반 내내 슈팅을 한 개도 날리지 못한 박주영을 벤치로 불러들이려는 듯했다. 에레라 감독이 교체 카드를 꺼내려던 순간 박주영이 골을 터뜨렸다. 셀타 비고가 0-1로 끌려 다니던 후반 11분이었다. 박주영은 이 한 골로 팀을 구했고, 자신의 팀 내 입지도 다졌다.
박주영은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 마요르카와의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넣어 팀의 1대 1 무승부를 이끌었다. 지난 9월 23일 헤타페전에서 데뷔 골을 터뜨린 이후 57일 만에 나온 골이었다.
10월 6일 세비야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박주영은 이날 모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셀타 비고가 공격 때 처진 스트라이커 이아고 아스파스를 중심으로 움직였기 때문. 더욱이 ‘원정 울렁증’이 있는 마요르카가 두터운 수비벽을 쌓아 공략도 쉽지 않았다.
에레라 감독이 공격수들을 교체해 분위기를 바꾸려던 순간 박주영은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페널티지역 내 왼쪽에서 패스를 받은 아스파스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문전으로 찔러 줬고, 문전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박주영은 번개처럼 쇄도하며 오른발로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에레라 감독은 박주영을 빼지 않고 풀타임 활약 기회를 줬다.
최근 부진했던 박주영에 대해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던 에레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박주영이 골을 넣어 기분이 굉장히 좋다”며 “박주영은 우리 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득점을 올리더니 오늘은 승점 1을 팀에 선사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셀타 비고는 이날 무승부로 최근 리그 2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3승2무7패로 승점 11점(득실 차 -4)을 확보한 셀타 비고는 리그 16위를 기록했다. 18위부터는 강등권이다. 셀타 비고는 26일 사라고사와 리그 1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