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수요자 경매로 눈 돌려… “집값에 거품 있다” 2012년초보다 입찰자 2배 육박

입력 2012-11-19 19:02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이 부동산중개업소가 아닌 경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은 10월 서울 아파트경매 입찰자가 1622명으로 연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19일 밝혔다. 1월 938명, 2월 944명 등 연초 900명대에서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경기침체로 경매물건이 급증함에 따라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지역을 선택할 여지가 생기면서 최근에는 가족 단위로 경매장을 찾는 일도 흔하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은 지난 1월 570건에서 10월 950건으로 66.7% 증가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버블세븐’(서울 강남·서초·송파·목동, 경기도 분당·평촌·용인) 지역에서도 매달 500∼600개씩 아파트 물건이 나오고 있다.

투자 목적으로 경매를 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실수요자에게 밀리는 기현상도 벌어진다.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인식이 큰 실수요자들이 경매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김모(34)씨는 올해 들어 5번째로 경매 입찰에서 2순위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가장 최근에 놓친 서울 명일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낙찰가(4억1700만원)와 그가 써낸 2순위 입찰가(4억55만원)의 차이가 1000만원대에 불과했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