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생물 의약·백신산업 육성 좌초 위기
입력 2012-11-19 19:02
전남도가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생물 의약·백신산업 육성이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다.
5년 넘게 공을 들여온 화순 지역 독일 프라운호퍼 한국의약연구소 건립사업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도는 19일 “최근 프라운호퍼 측이 연구소 설립계약을 취소한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백신개발과 응용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의약품 개발·연구 기관이다.
도는 생물의약산업단지로 지정된 화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설립해 첨단 의약품을 개발하고 이 일대를 생물의약과 백신산업특구로 육성해 의약·백신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007년 독일 프라운호퍼 측과 한국의약연구소를 2015년까지 화순에 공동 건립, 국제 합작연구를 통해 각종 의약·백신 상품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도는 이에 따라 12억원을 들여 일부 연구 장비를 사들였으며 올해는 40억원을 투입해 백신연구 전문가 등 15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과 독일의 문화 차이 등으로 연구소장 선임 및 연구주제 설정 등 연구소 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구소 설립은 ‘계약 취소’라는 극한상황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임시로 설치된 화순 프라운호퍼 연구시설은 독일인 연구 인력이 한명도 파견되지 않고 합작연구에도 착수하지 못한 시점에서 문을 닫을 처지가 됐다.
프라운호퍼 측은 인사와 예산 등 연구소 운영의 전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와 도는 연구소장은 최소한 한국인이 선임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계약취소 통보를 받은 도의 끈질긴 설득에 따라 프라운호퍼 측은 연구소 건립사업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을 교육과학기술부와 도에 다시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도 신성장동력과 관계자는 “예산을 가장 많이 투입하는 교과부가 프라운호퍼의 조건을 수용하면 단계적으로 연구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