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익성 세계 최고 수준… BMW와 어깨 나란히
입력 2012-11-19 19:03
최근 북미지역에서 발생한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 문제를 ‘현대차를 겨냥한 경쟁사의 집중 견제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들이 있다. 세계 경제침체 속에서도 유독 현대차만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잘 나가고 있다는 것은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우선 수익성이 세계 최고 수준인 BMW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3분기 영업이익률은 11.08%,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10.9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BMW그룹의 영업이익률은 11.38%,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10.94%였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분기보다 0.9% 포인트 떨어졌으며 BMW도 이 기간 1.2% 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폭스바겐, GM 등 세계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경기 장기 침체 영향으로 6% 안팎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성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싼 차’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외 시장에서 낮은 인센티브 유지 등 제값 받기 정책을 펼친 것이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현대차가 삼성전자와 함께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불황이 지속돼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 한국을 대표해 온 기업들마저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없었다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됐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1∼9월 글로벌 점유율이 8.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포인트 늘어난 것도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점유율 순위는 일본 도요타, 미국 GM, 독일 폭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어 5위지만 유럽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올 10월까지 유럽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13% 늘어난 62만8600여대를 팔았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판매량이 10% 이상 늘어난 브랜드는 현대·기아차와 재규어랜드로버뿐이다.
현대차가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경제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현대차가 북미에서 판매한 일부 차종의 연비가 과장된 것으로 밝혀지며 대내외에서 뭇매를 맞고 있지만 극복 의지가 강한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