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조희팔 700개 차명계좌 780억 발견
입력 2012-11-19 18:54
김광준(51) 서울고검 검사 비리의혹 수사를 놓고 검찰과 마찰을 빚었던 경찰이 당분간 3조5000억원대 다단계 사기를 저지른 조희팔씨의 은닉 자금 추적에 주력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19일 “대구지방경찰청을 중심으로 조씨 일당의 숨겨 둔 자금을 찾기 위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기 피해 자금을 상당 부분 찾을 때까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조씨 일당의 은닉자금을 추적해 700여개의 차명계좌와 수표 2000여장을 발견해 총 780억원의 자금을 찾아냈다.
경찰은 발견한 자금 780억원을 법원에 변제공탁 형태로 맡겼다. 변제공탁은 채무자가 직접 빚을 갚기 어려울 때 법원과 같은 공탁소에 맡기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일당이 차명계좌로 넣은 자금을 정상 자금처럼 위장해 다른 사업체에 투자하거나 전세자금 형태로 분산해 재산을 몰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수창 특임검사팀의 수사를 지켜본 뒤 김 검사의 여죄 수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검사 비리 관련) 참고인 조사 등 기초 수사를 오랫동안 진행한 만큼 추후 특임 수사 결과를 우리 자료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검사는 9억7000만원가량의 청탁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그동안 비리 연루 검사들은 영장 청구 직전 사직해 김 검사 영장이 발부될 경우 현직 검사로는 2000년 이후 처음 구속된 사례가 된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