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인공관절 치환 수술
입력 2012-11-19 18:27
경기도 파주에서 농사를 짓는 심모(72·여)씨는 얼마 전 인공관절로 무릎 관절을 바꾸는 수술을 받았다. 퇴행성관절염으로 너무 오래 고생해서 인공관절 치환 수술만 하면 젊었을 때처럼 어디든지 다니고, 농사일도 다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수술 후 무릎 부위의 통증은 사라졌지만, 평소 무릎이 뭔가가 끼어 있는 것처럼 뻑뻑해서 과거 관절염을 앓을 때와 마찬가지로 걷기가 힘들었고, 앉거나 일어서기도 여전히 불편했다.
중증의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받은 인공관절 치환수술이 잘못돼 더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인공관절 치환수술은 무릎 부위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을 역학적으로 정확히 계측, 시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해도 효과가 떨어지고, 심지어 심씨의 경우와 같이 수술을 안 하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알다시피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과 그 주위 뼈가 염증에 의해 닳아 없어지며 변형돼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하루에도 굽혔다 펴기를 수십, 수백 번 반복하는 무릎과 고관절(엉덩이관절) 같이 체중이 많이 얹히는 부위에 주로 나타난다.
그중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고 아프다가 차츰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더 심해지면 걷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아프고, 관절 내 물렁뼈가 닳는 쪽으로 다리가 휘어지기도 한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초기엔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의 보존요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인공관절 치환수술은 관절경 수술로도 관절 속의 이상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할 정도로 관절 손상이 심한 말기에 적용되는 최후의 치료법이다.
인공관절 수술 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술 후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를 잃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수술 중 무릎 관절의 굳은 연부 조직을 계속 구부렸다 폈다, 틀었다 하면서 1㎜씩 풀어주는 과정을 밟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소위 ‘연부조직 균형 맞추기’란 수술 과정이다.
크기와 모양이 규격화돼 있는 인공관절을 환자마다 구조가 다르기 마련인 무릎에 맞춰 넣어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공관절 치환수술에 실패하게 되면 다음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고령자라면 그런 위험 부담이 더 크다.
말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최후 수단인 인공관절 치환수술은 마치 장인이 예술품을 만드는 작업과 같이 세밀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시술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고난도 작업이다. 인공관절 치환수술이 필요할 때 손기술이 뛰어나고 경험도 풍부한 의사를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