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11월 20일 FTA 협상 개시 선언… 성사땐 GDP 14조달러 세계 3위 경제권
입력 2012-11-19 22:11
한·중·일 3국이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 우리 정부는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0년간 최대 163억 달러(약 18조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3위 거대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으로 애초 계획됐던 정상회의가 아닌 통상장관회의에서 선언이 이뤄지는 등 협상 타결까지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1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보고에서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인구 15억명, GDP 14조3000억 달러 규모의 거대 통합시장이 창출돼 역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동북아 교역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중·일 FTA의 최대 이점으로 교역비용 감소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꼽은 것이다.
다만 한·중·일 FTA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벌이는 영토분쟁의 영향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양국이 향후 협상과정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일 여지가 커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서는 농산물 개방 폭이 걸림돌이다. 포괄적 FTA에 소극적인 중국과 협상에서 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 분야 개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중·일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하는 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중·일·호주·뉴질랜드·인도 등 16개국 정상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내년 4월 시작하기로 하고 인도네시아를 대표 협상국으로 선출했다. RCEP는 ‘아세안+6’의 30억 인구를 하나의 자유무역 지대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실현된다면 지역 총생산이 15조 달러를 넘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된다.
아세안은 한국·중국·일본·인도와 각각의 FTA를 체결하고 있고, 호주·뉴질랜드와는 하나의 FTA를 맺고 있다.
한편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프놈펜 숙소호텔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한·중·일 FTA 협상 개시 선언과 관련해 2015년까지 양국 무역액이 3000억 달러에 이르도록 노력하고 연간 640만명 이상의 상호 방문 등이 이뤄지도록 교류·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프놈펜=신창호 기자,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