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9] 새누리 “단일화 게임은 끝났다”… 文에 칼끝 겨냥

입력 2012-11-19 18:40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맞대결을 펼칠 야권 단일후보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목했다. 아직 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여론의 흐름을 볼 때 문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며 공세를 문 후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야권 단일후보는 문 후보로 정해지는 수순만 남았다고 본다”며 “(문 후보에) 맞는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판단의 근거로 전날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를 제시하며 “안 후보를 놓치지 않기 위한 안간힘으로 보이지만, ‘게임은 다 끝났다. 문 후보로 단일화된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해석했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아예 “안 후보는 물러난 뒤 5년 뒤에 나오라”고 했다.

당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문 후보에 대한 선호를 드러낸 데는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손쉬운 상대라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부턴 문 후보를 낡고 무능한 좌파로 규정해 왼쪽으로 밀어낼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 세력이 우리에게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도 “문 후보로 단일화돼야 각이 잘 서지 않겠는가”라고 귀띔했다. 문 후보와 1대 1 대결이 되면 친박(親朴·친박근혜) 대 친노(親盧·친노무현)의 구도로 판을 짤 수 있고 안 후보에 비해 ‘변화’ ‘쇄신’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본부장은 “박 후보의 정권창출은 구태정치에 대응한 새 정치”라고 정의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의 친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안 후보의 지지층을 끌어오는 두 가지 방안을 함께 구사할 것”이라고 향후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을 계속 쟁점화하고, 동시에 법무법인 부산을 중심으로 한 친노 진영과 문 후보 사이의 연결고리를 최대한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NLL 발언록 열람을 거부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것도 문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이질성도 지속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 두 후보가 입장을 달리하는 현안을 드러내 안 후보 지지층을 박 후보 쪽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안철수 현상으로 보수층 집결에 주력하는 등 수세였으나 이제 안 후보가 빠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중도 외연 확장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