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중률 90%… 韓, 이스라엘 ‘아이언돔’ 도입 검토
입력 2012-11-19 21:36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치열한 교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사일방어 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을 구매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글로브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브스는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관리를 인용, 이스라엘 정부가 한국 정부와 대우조선해양의 순찰함 4척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며 4억 달러 규모의 협상이 성사되면 한국에 아이언돔을 구입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2월 이스라엘군의 훈련기 경쟁 입찰에서 탈락해 크게 실망한 한국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이스라엘은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억 달러 규모의 새 훈련기 도입 사업을 추진한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 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고등훈련기 T-50 대신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사의 M-346기를 선정했다.
글로브스는 한국 정부가 이미 올해 초 T-50기를 판매하면 상호구매 조건에 따라 아이언돔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언돔 주요 고객리스트에 한국 정부가 올라있다는 의미다. 다른 이스라엘 일간지 와이넷도 한국을 포함한 7개국이 아이언돔 구매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이언돔은 지난해 4월 첫 실전 배치된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시스템이다. 이스라엘 영공으로 날아오는 로켓 중 위협이 되는 장거리 로켓을 선별해 요격하는 것으로, 전쟁 양상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의미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도 불린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실제로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은 4년 전 ‘가자전쟁’에선 볼 수 없었던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하마스가 사정거리 46마일(약 75㎞)에 달하는 ‘파즈르(Fajr)-5’ 로켓을 내륙도시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향해 발사하면 아이언돔이 이를 요격하는 식이다. 최신형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그동안 하마스가 자체 제작했던 카삼, 그라드 로켓은 사정거리가 각각 6마일(10㎞), 12마일(20㎞)에 불과해 이스라엘에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아이언돔은 발사된 미사일 또는 로켓의 궤도를 레이더와 전자광학센서로 분석, 인구 밀집지역을 향할 것인지 판단해 요격한다. 미국 군사전문가 제프 화이트는 “아이언돔은 모든 로켓을 요격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위협이 되는 로켓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4개 포대를 배치한 뒤 개조 작업을 계속해 명중률을 대폭 끌어올렸다. 그 결과 70%였던 요격 성공률은 90% 가까이 올라갔다. 요격 미사일 한 대 가격이 최소 6만2000달러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의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시스템사가 개발했지만 미국도 지원을 했다. 미국은 2010년 하원에서 2억 달러 규모의 아이언돔 개발 지원 예산안을 승인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당시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