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성화] 녹색성장의 동반자 멕시코
입력 2012-11-19 19:25
지난 3월 주멕시코 대사로 부임할 때였다. 멕시코시티가 해발 2300m인 데다 과거 세계적으로 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였다는 점이 우려됐다. 그러나 막상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니 고산지대여서 산소가 부족하기는 했지만 나무가 울창해 시각적으로 편하고 공기도 상쾌했다. 마치 우리나라 가을 날씨가 계속되는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멕시코도 우리나라와 같이 환경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중남미 지역에서는 녹색성장 정책을 주도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멕시코시티는 오래전부터 나무심기 운동을 적극 전개했다. 중심도로인 레포르마 거리 주변에는 시가 제공하는 깔끔한 자전거들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가지런히 주차된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들여온 천연가스 버스도 만날 수 있다.
멕시코는 2010년 세계적 휴양지 칸쿤에서 제1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주최했다. 지난 3월에는 멕시코 출신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몰리나 박사 등이 참여하는 지속가능발전 센터를 출범시켰다. 4월에 기후변화기본법을 제정한 데 이어 10월부터 환경 관련 연구를 총괄하던 국립생태연구소를 기후변화연구를 강조한 국립생태 및 기후변화 연구소로 확대 개편했다.
멕시코 정부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 정책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고 양국 실질협력도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양국은 환경과 개발이 상호배타적이 아니며 서로 양립할 수 있고, 오히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데 입장을 함께한다.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도 같은 워킹그룹에서 협력하고 있다. 양국 환경부 및 멕시코 환경부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간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양국은 각종 국제회의에서도 녹색성장 분야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특히 지난 6월 멕시코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분야 논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또 의장국 멕시코와 입장을 함께한 데 고마워하고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환경 분야에서 양국의 신뢰는 멕시코가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GGGI 국제기구화에 참여하고,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의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유치 결정 직전 이뤄진 양국정상 전화통화는 멕시코와의 전략적 동반자 협력 관계와 녹색성장 분야에서의 공감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에서 비슷한 규모의 중견국이자 중남미 지역 중심국가인 멕시코와 녹색성장 분야에서 정책과 입장을 같이하고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멕시코와의 이러한 전략적 협력 분야는 계속 확대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외교적 환경에 비춰볼 때 멕시코와의 협력 강화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환경 분야에서 국제적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함은 물론 현재 중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멕시코와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는 녹색성장 연수 사업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며, 양국 간에 구축해 놓은 환경 분야 제반 협력 메커니즘이 실제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신경을 쓰고 노력을 기울여 상호 윈윈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홍성화 주 멕시코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