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연상 스승과 결혼… 김흥수 화백 부인 장수현씨 별세

입력 2012-11-18 20:12

43년 연상의 스승 김흥수(93) 화백과 1992년 결혼해 화제를 뿌린 장수현(50) 김흥수미술관장이 지난 13일 새벽 3시쯤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은 몇 년 전부터 난소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해왔다.

80년대 김 화백의 문하생으로 그림을 배운 고인은 결혼 이후 남편이 예술세계를 온전히 펼칠 수 있도록 평생 내조에 힘썼다. ‘하모니즘’을 창시한 김 화백이 러시아 모스크바 푸시킨미술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평창동에 김흥수미술관을 개관한 뒤 고인은 ‘꿈나무 영재미술교실’ 운영에도 기여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차례 백내장과 척추수술을 받은 김 화백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자 늘 옆에서 휠체어를 끌며 보필하기도 했다. 고인은 자신의 투병생활 중에도 “선생님과 예술세계에 반해 결혼한 후 20년간 함께 지냈으니 여한이 없다”며 순애보적인 심경을 밝혔다고 미술계 인사들이 전했다.

김 화백은 부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화백과 부인 사이에 자녀는 없으며, 고인의 여동생이 현재 김 화백을 돌보고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