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安, 주도권 잡기 미지수…‘민주 지도부 총사퇴’ 뜻대로 됐는데 得될까
입력 2012-11-18 22:10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뜻대로’ 민주통합당이 움직였다. 안 후보 캠프에서 공공연하게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안 후보에게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중단을 통해 확실하게 정치?정당혁신 의제를 견인했다는 평가와 함께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 지지율 확장이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는 18일 광주 무등로 금수장 관광호텔에서 열린 광주·전남지역 언론 합동인터뷰에서 “제가 민주당에 새로운 정치를 요구한 이유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을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민주당의 쇄신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안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 중단에 대해 제기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 ‘하락세로 돌아선 지지율의 반전을 꾀한 카드’라는 비판을 의식해 적극 해명한 셈이다. 또 ‘안철수 양보론’ 유포 등이 협상을 중단할 만한 사안인가라는 회의적인 여론을 반박하는 포석도 있다. 안 후보는 ‘오해’란 표현도 몇 차례 꺼냈다. ‘단일화 협상 중단이 갈등으로 비춰졌다’라고 묻자 “문 후보와 신뢰가 있기 때문에 만나서 얘기하면 모든 오해들은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추가적인 정치쇄신을 민주당에 요구할 수 없게 됐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렇게 되면 단일화 시한까지 남은 1주일 동안 안 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협상 중단 카드를 꺼내면서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대선까지 한 달 남았는데 또 안 후보가 쇄신을 들고 나온다면 국민에겐 공허한 얘기로 들릴 것”이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추가 불협화음도 낼 수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지지층 결집이 낮은 무당층을 얼마만큼 결집시키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안 후보는 해명하는 듯한 발언을 많이 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전화통화를 한 데 대해서는 “순전히 순순한 마음으로 함께 잘 해보자, 노력해보자는 인사 차원이었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이 중단된 이후에는 전화를 한 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일화를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는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쇄신안에 만족하느냐고 묻자 “제가 특정 분의 인사를 요구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가 대선의 최대 의제인 정치·정당 혁신의제를 주도했음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 쇄신의 첫 단추를 푼 주역이 됐다는 얘기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제1야당 민주당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지도부를 총사퇴시키는 굉장한 결단을 했고 이를 이끈 게 안 후보”라며 “실질적으로 정치가 바뀌겠구나 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대해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광주=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