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70%… 또 하나의 막판 변수 투표율

입력 2012-11-18 19:56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 단일화 외에 투표율을 막판 변수로 꼽고 있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야권에 유리하고, 못 미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노무현·이회창 후보가 격돌했던 2002년 대선 투표율은 70.8%였다. 반면 이명박·정동영 후보가 맞붙었던 2007년엔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되면서 역대 최저 대선 투표율 63.0%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역대 어떤 대선보다 세대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20∼30대는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가 60%를 웃도는 반면, 50대 이상에선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18일 “선거 때마다 일정한 투표 양상을 보였던 50∼60대 이상과 달리 20∼30대는 투표장에 오다 안 오다 했다”면서 “이들의 투표율이 얼마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의 선거인 수 집계 현황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50대 이상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39.6%를 차지하며 30대 이하(38.6%)를 추월했다는 점이다. 2002년 대선 때와 비교했을 때 50대 이상 유권자는 551만여명이나 늘었다. 장년층 투표율이 청년층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 토양 자체는 일단 새누리당에 유리해 보인다. 야권이 ‘투표시간 연장 카드’를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향후 야권 단일화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가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단일화 성패는 그 과정과 결과를 통해 야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단일화 이후 투표율이 70% 이상 고공행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단일화가 감동적으로 진행될 경우 야권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지겠지만 단일화 과정에 대한 피로감과 실망감이 커질 경우 야권 지지층이 2007년 대선 때처럼 투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여야 진영이 남은 기간 선거 캠페인을 어떻게 관리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가급적 젊은 세대를 자극하지 않는 ‘조용한 선거’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10년 전 단일화 당시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지지 철회나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피부과 의혹처럼 폭발성 있는 이슈가 터질 겨우 젊은층의 투표율이 상승해 야권이 유리할 수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