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접전 때 더 빛나는 TV 토론·광고
입력 2012-11-18 19:56
최근에 치러진 미국 대선의 승패가 TV토론에서 갈렸다는 평가가 많다. 1차 TV토론에서 밋 롬니에게 완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 3차 TV토론에 ‘올인’하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TV토론과 광고가 남은 대선 한 달 동안 여론의 향배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올해처럼 접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TV토론 영향력은 막강하다. 광고 역시 후보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97년 대선 때 처음 도입된 TV토론은 그해 국민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대선이 끝난 후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TV토론을 시청한 유권자의 14.5%가 지지후보를 변경했다고 답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 간 득표율 차가 1.6% 포인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역시 초접전 양상을 보인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 이어 노무현·이회창·권영길 후보 간 토론이 잇따라 열려 높은 관심을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론조사기관에 맡겨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4%가 ‘TV토론이 지지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이명박 후보의 독주 속에 치러진 2007년 대선에서는 6명이 TV토론에 나와 산만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선거판도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선관위 초청 TV토론이 다음달 4, 10, 16일 세 차례 열린다. 구체적인 토론 방식은 이달 27일쯤 확정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중 한 명과 세 명의 여성 후보(새누리당 박근혜, 진보정의당 심상정, 통합진보당 이정희) 간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결국 ‘51대 49의 싸움’이 될 공산이 큰 만큼 TV토론을 통한 지지층 결속과 부동층 흡수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와 야권 후보 3명의 1대(對) 다자 구도로 진행돼 제대로 된 검증보다 정치공방이 될 것으로 보여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TV토론과 함께 광고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힌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는 ‘눈물’ ‘상록수’ 등 감성적인 TV광고를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이회창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신의 경력 및 정책 알리기에 집중해 대비를 이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