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검사, 검찰 사상 최대 금품수수… 드러난 금액만 9억원 11월 19일 영장실질심사

입력 2012-11-18 21:25


김수창 특임검사팀이 최근 제일저축은행 브로커 박모(51·수감 중)씨를 불러 제일저축은행의 유진그룹에 대한 대출 과정 등에 김광준(51) 서울고검 검사가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김 검사가 지방청 재직 중 지방 사업가들을 만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18일 확인작업에 나섰다. 김 검사의 금품수수 규모는 이미 드러난 것만 검사로서 역대 최대 규모이며, 수사가 진행될수록 늘어나고 있다.

◇역대 최대 금품수수 의혹 검사=특임검사팀은 김 검사에 대해 제기된 모든 비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받은 5억9600만원, 조희팔 측근 강모씨로부터 받은 2억4000만원, 고소사건 무마 대가로 전 국정원 직원 부인 김모씨에게서 받은 5000만원 등 영장에 적시된 내용 외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김 검사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들을 소환조사했다.

특히 검찰은 2008년 조희팔 측근 강씨가 중국으로 도피하기 직전 김 검사가 받은 수천만원에 대해서는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검사가 강씨 도피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검사가 2006년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 재직 당시 S종합건설 측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하기로 했다. 김 부장검사 구속 여부는 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 이후 결정된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김 검사 사건 전반에 걸친 기초수사, 새로운 내용의 첩보 수집 등 기존 수사를 어느 정도 선에서 유지하되 특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보고 추가 수사 등의 필요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특임검사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사의 수위를 낮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임, 유진기업 대출과정 개입 여부 수사=특임검사팀은 최근 브로커 박씨에게서 “지난해 초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을 만나 대출 관련 논의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씨는 본래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을 함께 만날 계획이었지만 대출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아 유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저축은행은 2010년 중반 유진기업이 시공사로 나선 경기도 포천시 G골프장 시행사 K업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 거액을 대출했다. 유진기업은 당시 K업체가 받은 PF 대출 1049억원 전액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다. 골프장은 그해 4월 개장했지만 경기침체로 경영 상태가 악화돼 올 초 영업정지됐다. 결국 유진기업은 지급보증했던 돈을 제일저축은행 등에 고스란히 갚아야 할 처지였다.

유 회장이 브로커 박씨를 만난 시점은 유진기업이 K업체에 물린 대출금을 갚아야 할 때였다. 박씨는 대출금 관련 협상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막판 결렬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고양지청은 2011년 초 제일저축은행 유모 전무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 4월 그를 구속했다. 김 검사는 당시 고양지청 차장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김 검사에 대한 영장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김 검사가 제일저축은행 대출과정 등에 관련됐는지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