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하마스 보유 장거리로켓, 분쟁 불댕겼다”
입력 2012-11-18 19:2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치열한 국지전을 촉발시킨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4일 하마스 군사조직 ‘에제딘 알 카삼’ 사령관 아흐마드 알 자바리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정밀 폭격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에제딘 알 카삼 수장 제거 외에 다른 목표가 있었다. 이는 최근 하마스가 본격 운용을 시작한 장거리 로켓 파즈르-5의 보급라인을 끊기 위한 것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하마스는 최근 몇 년 새 로켓 사거리 늘리기에 주력해 왔다. 사거리가 1마일 안팎에 불과한 단거리 로켓으로는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마스는 이후 이란제 장거리 로켓을 비밀리에 운송했다. 이란에서 아프리카 수단을 거쳐 이집트 사막, 시나이반도를 통해 반입된 로켓의 주요 부품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수품 제조시설에서 조립됐다.
2005년만 해도 화력이 보잘것없던 하마스는 파즈르-5 로켓이 배치되면서 이스라엘에 한층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지하기지에서 발사가 가능한 파즈르-5 사거리는 45마일이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와 성지 예루살렘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실제로 하마스는 이번 국지전에서 두 곳에 파즈르-5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 같은 하마스의 공격력 강화를 이끈 인물이 바로 자바리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전 분석가인 제프리 화이트는 “자바리가 군사조직을 이끌게 되면서 하마스는 상당한 양의 미사일과 로켓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자바리가 사령관으로 있으면서 에제딘 알 카삼은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제조시설까지 갖췄다. 이들 시설에는 이란 기술자들이 대거 동원됐다.
하마스의 무장 강화는 이스라엘군의 신경을 건드렸고, 이는 결국 자바리 암살로 이어졌다. 지난달 수단 군수시설에 대한 공중 폭격과 2010년 두바이 호텔에서 벌어진 모사드 요원의 하마스 고위간부 암살 역시 장거리 로켓 보급선을 끊으려는 이스라엘의 작전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및 이란과의 전쟁에도 대비해 ‘아이언 돔’보다 성능이 한층 향상된 ‘매직 원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