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5일째 교전… 하마스 본부·방송국 건물 폭격 불타는 가자지구
입력 2012-11-19 00:24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국지전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당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시설에 대한 제한적 정밀 폭격을 가하던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이제 전방위 공격으로 번지고 있다.
교전 닷새째인 18일 새벽(현지시간)에는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시티의 알 쿠즈 건물을 폭격했다. 이 건물에는 하마스의 알 아크사TV와 영국 SKY방송, ITN방송 등이 입주해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이 폭격으로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쇼와미디어센터에 있는 러시아투데이(RT)방송도 폭격 피해를 입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
이스라엘군 전투기들은 다른 두 곳의 주택에도 공습을 가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날부터 공중 폭격은 물론 해상에서 미사일 공격도 시작됐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7일 새벽 하마스 보안시설과 경찰본부, 가자지구의 200여곳을 공격했다. 공격 대상에는 하마스 내각본부 건물도 포함됐다. 이 건물은 불과 하루 전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총리와 고위 관리들이 히샴 칸딜 이집트 총리와 만났던 곳이다.
이번 교전에는 첨단 군사장비가 대거 등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드론(무인기)은 물론 중거리 로켓 요격 시스템인 ‘아이언 돔’을 동원했다. 하마스가 주요 도시를 향해 로켓을 발사하면 ‘아이언 돔’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이 이를 격추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맞서 하마스는 파즈르-5 장거리 로켓 등의 공격으로 대응했다. 예루살렘은 1970년대, 텔아비브는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로켓 공격을 받았다. BBC는 이 공격으로 예루살렘의 건물 일부가 부서졌다고 전했다. 15~17일 3일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은 492발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이 중 245발은 아이언 돔으로 요격됐다”고 밝혔다.
교전이 치열해지자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교전 책임을 둘러싸고 아랍연맹과 미국 입장이 상반돼 중재가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집트의 정전 중재 노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정전이 머지않았다”고 말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영국 언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휴전을 위한 이집트의 노력에 감사한다”면서도 “그러나 하마스가 이집트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7만5000명의 예비군을 소집하고 가자지구 인근에 탱크와 장갑차를 이동시키는 등 지상군 공격 태세를 갖췄다. 하지만 자국군 인명 손실과 민간인 피해를 감수해야 해 선뜻 결단하긴 어렵다. 영국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