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각자 역할 있어…칭찬받는 교회상 검토 중” 라창호 기윤실 사회복지위원장
입력 2012-11-16 20:31
“내년부터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을 ‘칭찬받는 교회상’으로 명칭을 바꾸려고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모인 교회도 칭찬받을 만하면 칭찬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 라창호(62·고척교회 장로) 위원장의 말이다. 올해로 10년째 이어온 기윤실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의 심사·선정·시상을 총괄하고 있는 그가 기윤실 사회복지위에 몸담은 지는 9년째, 위원장을 맡은 지는 14개월이 막 지났다.
라 위원장은 16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이라는 취지도 좋지만 지역사회로부터 ‘칭찬받는’ 교회가 지금 이 시대 상황에 더 적합한 용어 같다”면서 “내년에 시상하는 제11회상부터는 ‘칭찬받는 교회상’으로 바꾸는 방안을 내부에서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라 위원장이 기윤실 사회복지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자연스럽다. 사회복지단체 후원회인 ’황무지가 장미꽃같이’를 만들어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지역사회복지 사역에 대한 교회의 중요성을 두 눈으로 확인한 것.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섬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 일을 교회가 정성을 다해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면 충분히 격려해주고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그런 교회의 성도들은 섬김 사역에 애정과 긍지를 갖고 더 열심히 섬기거든요.”
기윤실 교회상은 심사 및 실사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교수와 목회자 등 사회복지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사회복지위원들이 교회상을 신청하거나 추천된 후보교회들에 대해 서류 심사와 실사, 내부 회의 등 4차 과정을 거쳐 수상교회를 최종 선정한다. 교회재정 투명성 여부는 물론이고 목회자 사례비 수준, 교회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평판까지 따진다.
라 위원장은 그동안 100곳 가까운 교회들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교회들을 경험했다.
“어떤 교회는 충분히 상을 받을 만한 교회였는데, 외부에 알려지는 게 너무나 부끄럽다며 수상을 사양하더라고요. 사회복지위원 모두가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상금 100만원에 목숨을 걸고 상을 신청한 교회들도 없진 않았습니다.”
라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교회들에 대한 시상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저마다 역할이 있더라고요.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답게, 큰 교회는 큰 교회에 맞게끔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합니다. 기윤실에서 주는 교회상이 건강한 권위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