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마크 벌리와 닮은꼴”… 에이전트 보라스, LA구단 압박
입력 2012-11-16 19:55
“다저스가 명문 구단의 명성에 걸맞게 합당한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다.”
LA 다저스와 연봉 협상을 위해 미국에 입성한 류현진(25)이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60)와 함께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보라스 코퍼레이션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얼마든지 상대해낼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약 4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라스는 “다저스와 내주부터 협상을 벌인다”면서 “다저스와 류현진 양쪽에게 모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구단 단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내년 시즌을 앞둔 선수 트레이드를 논의하는 윈터 미팅이 끝나는 다음 달 6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는 점은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류현진을 올 시즌 마이애미에서 13승을 올린 왼손 투수 마크 벌리(33)의 닮은꼴로 소개한 보라스는 “류현진은 시속 90마일 대 빠른 공에 제구력이 뛰어나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까지 잘 던진다”면서 “스물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풍부한 경험까지 지녔다”고 극찬했다. 이어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덜 알려져 저평가된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뛰었다면 훨씬 높은 금액의 이적료를 제시받았을 것”이라면서 “다저스와의 협상은 연봉보다는 계약 기간이 문제”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내보였다. 류현진은 앞서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라는 아시아에서 역대 4번째로 높은 포스팅 금액을 제시받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해서 새로운 구질이나 구종을 개발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며 “시즌 목표를 두 자릿수 승리로 잡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서도 10승 이상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다저스에서 뛰게 된다면 한국 야구 선수의 대표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많이 사는 우리 동포들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당분간 미국에서 머물면서 입상 교섭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며 보라스 스포츠센터에서 개인 운동을 하며 스프링캠프에 대비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