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우리에 맡겨라” 작심반격

입력 2012-11-16 19:47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16일 단일화 협상 중단과 관련해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후보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안 후보 측에서 (안 후보에게) 과장된 보고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개 사과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문 후보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 ‘오마이TV 열린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 선행조건으로 민주당이 먼저 다 (혁신)돼야 한다고 말한다. 선의의 충고는 고마운 일이지만 약간 아슬아슬한 점이 있다”며 “어떤 부분은 우리에게 맡겨줘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요구한 즉각적인 민주당 쇄신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한 것 같다”는 안 후보 발언에 대해선 역공을 폈다. 그는 “(안 후보 측) 조광희 비서실장이 (우리 쪽에) 보내온 문자메시지 다 읽어봤다”며 “(우리 쪽) 노영민 비서실장 차원에서 해결될 일들이어서 보고를 안 한 것이지, 후보에게 보고돼야 할 중대한 일인데 차단된 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 주변에서 조금 더 과장하거나 마치 우리 캠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처럼 확대해 보고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판이 깨질 만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단언하며 안 후보 측의 협상 중단을 비판했다. 그는 “협의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는 대체로 시정됐고, 노력을 하겠다”며 “단일화 논의할 시간이 부족한데 긴 공백 생기는 건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친노 9인방이 퇴진 선언 이후에도 막후정치를 한다고 의심한다’는 질문에는 “그렇게 의심하면 단일화 대상이 안 된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맞받았다. 특히 안 후보 측이 문제 삼은 윤건영 보좌관 문제를 꺼내 “윤건영씨가 (협상에) 배석하면 안 될 이유가 뭔가? 친노였다는 이유로? 물론 그걸로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니 그렇다면 빼면 된다. 그런데 (안 후보 협상팀원인) 이태규씨의 한나라당 경력을 페이스북에 하나 올린 건 안 된다는 것 아닌가. 이런 모순이 어디 있나”라고 정면으로 반격했다.

문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단 사의를 반려한 데 대해 “그건 해결방식이 아니라 생각한다. 안 후보도 그걸 바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가 최근 민주당 비문(非文·비문재인)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한 것과 관련해 “경쟁이 그런 것이라 생각해 문제제기한 적 없다. 그런 전화 받았노라 많은 분이 알려주시기도 했지만 저는 문제제기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시종 단호한 어조였다. 때때로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나는 항상 솔직하게 말해 왔다.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피하거나 얼버무리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안 후보 측의 최근 ‘모호한’ 화법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단일화 협상이 순조로울 수는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시간”이라며 “유리그릇 들고 걷듯이 조심스럽게 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