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 서울 금남시장 일대 돌아보니
입력 2012-11-16 23:32
골목 곳곳 폐지·가스통… 소방차 접근 어려워
추워진 날씨에 1년간 묵혀 놨던 전열기구를 꺼내게 되는 11월. 소방방재청은 이달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했다.
16일 오후 서울 광진소방서 소속 금호119 안전센터 소방관들은 서울 금호동 금남시장 일대를 돌며 주민들과 전통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소방 예방활동을 벌였다. 금남시장의 좁은 골목에는 상인들이 쌓아놓은 상자더미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상인들이 모아놓은 폐지더미도 쌓여 있어 불이라도 붙으면 삽시간에 번질 듯 위험해 보였다. 게다가 문이 닫혀 있는 한 식품가게 앞에는 자전거에 묶어놓은 LPG 가스통이 아슬아슬해 보였다. 순찰을 돌던 소방관은 관리인에게 위험물질을 모두 치우도록 했다.
상인들은 날씨가 쌀쌀해지자 전기스토브나 미니 온풍기를 꺼내 추위를 쫓고 있었다. 전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한 개의 멀티탭에 여러 개의 플러그가 꼽혀 있어 합선도 우려됐다. 한 소방관은 채소가게에 들러 퇴근 시 플러그를 반드시 뽑고 불이 붙을 수 있는 상자와 비닐들을 잘 정돈하도록 당부했다.
이 지역은 좁은 골목에 경사도 급해 소방차가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많았다. 화재가 나면 근처에 설치된 소화전에 150~200m의 호스를 연결해야 하는 등 불에 취약한 환경이었다. 소방관들은 순찰 시 소화전, 각종 호스, 소화기를 점검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했다. 시장 상인 이모(55·여)씨는 “상점들과 주택가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매우 위험한 지역”이라며 “그동안 전기 플러그를 빼지 않고 다닌 적도 있었는데 방심하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관들은 홀로 살고 있는 서묵수(86) 할머니 집을 방문해 경보용 감지기를 설치했다. 시장 안 건물 2층 좁은 방에 사는 서 할머니는 “돈이 들까봐 이런 건 생각도 못했는데 직접 방문해 무료로 설치까지 해주니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광진소방서는 현재까지 관내 소외계층 5027가구에 경보기를 설치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5526건, 이 중 겨울철(11~2월)에 발생한 건수는 1977건으로 전체의 35.7%를 차지했다.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5526건, 이 중 겨울철(11∼2월)에 발생한 건수는 1977건으로 전체의 35.7%를 차지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