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진핑 시대 개막과 우리의 과제
입력 2012-11-16 18:37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15일 공식 취임했다. 그는 후진타오 전 총서기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함께 넘겨받았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 자리도 물려받으면 당·정·군권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안보,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중국 변수가 다른 무엇보다 커진 우리로서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직면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 총서기가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점은 주목된다. 중국은 이미 급성장한 경제·군사력을 바탕으로 중화 민족주의에 기반한 대외강경책을 구사하며 주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영토분쟁은 공세적으로 바뀌었고, 군사적 행동과 무역보복을 주저하지 않는 거친 모습도 보였다.
시 총서기의 연설에서는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마저 엿보인다.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주요 2개국 지위를 확보한 중국이지만 빈부격차, 지역불균형, 국유기업의 시장독점, 지도층의 부정부패 등 난제가 많다. 중국 5세대 지도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 불만을 밖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 우리로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선언했지만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신뢰는 좀처럼 쌓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북한의 계속된 대남도발과 핵개발,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의 현안에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해 불신을 키웠다. 우리 정부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자 중국과의 관계는 더 악화됐다.
우리에게는 시 총서기 체제 출범을 한·중 관계 도약의 계기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안보를 지키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중국과 실속 있는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심화되는 중국의 민족주의와 팽창주의를 고려할 때 쉽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