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약한 자들의 부르짖음

입력 2012-11-16 18:08


출애굽기 22장 21∼24절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출애굽 이후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기 위해 십계명을 주셨고 그 이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방법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시민법을 주셨습니다. 특히 오늘 본문은 그중에서도 힘없는 사람들을 보호할 규례를 제정해 주시는 내용입니다.

본문의 21∼22절에서는 먼저 연약한 이웃들을 학대하지 말라고 합니다. 연약한 이웃들이 누구입니까? 이방 나그네와 과부, 고아 등은 혼자 힘으로 살 수 없는 힘없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입니다. 당시의 이방 나그네는 놀림거리요, 수탈의 대상이었는데 성경은 이들을 불쌍히 여기고 학대하지 말고 해롭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21절에 설명합니다.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430년 동안 바로 밑에서 강제 노동을 경험한 사람들인 만큼 이제는 힘이 있다고 해서 힘없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학대하지 말고 불쌍히 여기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을 사랑하시고 모두가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높은 보좌에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감찰하시는데, 특별히 누구를 감찰하시겠습니까? 힘없고 약한 고아와 과부들을 보시고 도와주십니다(시 68:5∼6). 성경의 하나님은 고아의 아버지가 되시고, 과부의 재판장이 되셔서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갚아주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7년 전 지하교회에서 노숙자 2명과 저희 가족들과 함께 노숙자 목회를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렸습니다. ‘험하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받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과 해봤자 깨진 독에 물 붓기와 마찬가지’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제게는 분명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고아, 과부, 나그네, 노숙자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제가 주님의 사랑으로 저들을 섬기면 소외된 백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저와 제 가족을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동대문 쪽방촌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본문의 23절에서는 하나님께서 힘없는 자들의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저는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믿고 목회 현장에서 생활합니다. 만약 이 말씀이 단순한 위로의 말씀이라면 우리 교회는 벌써 문을 닫았을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개척 3년 만에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당시 저희 교회는 82.6㎡(25평) 규모의 반지하 건물을 임대해 보증금도 월세도 없이 관리비만 내고 교회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건물주인이 교회 자리에 꽃집을 들이기로 했다”며 퇴거를 요청했습니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지만 기도 외에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교인들과 함께 2주간 매일 밤 오늘의 본문을 붙들고 작정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처럼 힘없고 가난하고 고달픈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에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 하나만 가지고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해 주셨고, 처음보다 더 나은 예배 처소로 우리를 인도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는 지하교회에서 지상으로 자리를 옮겼고 사역의 영역도 확대됐습니다. 하나님은 간절히 기도하는 자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김양옥 목사 (서울 등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