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주변은 울긋불긋 꽃동네
입력 2012-11-15 20:39
집집 담장마다 꽃이 피었다. 금방이라도 소리가 나올 듯한 악기들부터, 활짝 핀 화초와 지저귀는 새들, 신랑신부, 달리기하는 사람들, 천사의 날개까지…. 울긋불긋 알록달록 예쁜 그림들이 갖가지 얘기들을 들려준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예쁜 벽화마을이 잇따라 등장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도심 속 달동네인 교동 자만마을 골목이 최근 환해졌다. 전주시가 40여 채의 주택 벽에 산뜻하고 생동감 있는 꽃을 주제로 갖가지 풍경을 그려 넣은 것. 출근길 모습의 아가씨와 푸짐한 선물을 담은 꽃다발도 자리 잡았다.
특히 마을에서 오목대로 이어지는 육교의 양쪽 난간에도 화사한 꽃들이 들어앉아 행인과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곳에서 700m쯤 떨어진 동서학동 산성마을 벽화는 이미 명소가 됐다.
시는 1년 전 30여 곳의 벽에 갖가지 그림을 그려 마을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김병태씨 집 담엔 한복을 차려 입은 아낙네와 춤을 추는 남정네들이 그려졌다. 길가의 돌멩이에도 아기자기한 표정이 그려졌다.
동네 안의 지역아동센터 ‘로뎀나무’ 벽엔 초등학생들이 대학생 언니·오빠들과 함께 그린 그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그림은 2009년 10월 그려진 것으로 한 쪽엔 김주현, 이현주 등 ‘아동화가’들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이후 그림을 감상하며 실개천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이 늘었다. 인터넷에는 전주의 ‘가볼 만한 곳’으로 곧잘 소개되고 있다. ‘예리밍’이라는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 그림대로라면 이 곳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일 것만 같다”고 소감을 적었다.
시는 행정안전부로부터 ‘녹색 둘레길 조성사업’으로 지정받아 사업을 추진했다. 자연스럽게 탐방객도 늘고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지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무엇보다도 칙칙했던 마을이 산뜻하게 변했다고 반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쾌적한 삶터를 선사하는 한편 한옥마을과 연계시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