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지금 대선 현장에선] 캠프마다 이색 지지자들 봇물
입력 2012-11-15 20:11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씨의 등장에 15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가 술렁거렸다. 키 2m17, 몸무게 140㎏에 달하는 최씨는 ‘한 덩치’하는 김무성(1m81·90㎏) 총괄선대본부장조차 왜소해 보이게 만들었다. 씨름선수 출신으로 이종격투기에 뛰어들었던 최씨는 영화배우, 가수로 활동하다 개인사업도 했다.
최씨는 기자회견에서 “평소에 박근혜 후보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했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여자로서 얼굴에 칼을 맞고도 다시 정치하는 자체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직특보 임명장을 받은 최씨는 입당까지 하며 정계에 뛰어들었다.
새누리당에는 이날만 ‘나라를 사랑하는 문화예술 및 사회교육인 모임’ ‘박근혜를 사랑하는 공인회계사 모임’ 등 박 후보 지지선언이 다섯 차례나 이어졌다.
14일 민주통합당 영등포 당사에선 ‘아차산역사문화탐방회’와 ‘문재인을 지지하는 한의사 모임’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바른 체육인 네트워크’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수의사 157인’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승무지부’ 등도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단체들이다. 대부분이 민주당 출신인 전북지역 전·현직 지방의원 및 단체장 230여명은 “새 대통령은 기존 정치권의 모든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무소속 안철수 후보 편에 섰다.
기자들이 이익단체에 가까운 이들의 지지선언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자실로 몰려와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입장을 발표한 뒤 자기들끼리 박수치고 떠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요새는 가족끼리도 선호하는 후보가 다르기 때문에 누가 지지선언을 하면 수백표를 몰고 오는 게 아니라 그 사람 1표로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그나마 이런 것이라도 있어야 뭔가 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캠프별로 앞 다퉈 벌이는 지지선언 경쟁은 내부 결속과 후보의 사기 충전용 성격도 짙다.
특히 전세가 팽팽할수록 ‘지지 배틀’도 뜨거웠던 전례를 볼 때 대선 전까지 기자실 마이크는 잠잠할 날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