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삐걱거리는 野단일화 협상 ‘호재’… 새누리 “이제 해볼만” 전열 정비
입력 2012-11-15 22:13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자 새누리당은 반색했다. 두 후보가 25∼26일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합의했을 때만 해도 ‘올 게 왔다’며 위기감에 휩싸였지만 단일화 논의가 삐걱거리자 ‘해볼 만하다’며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새누리당은 문·안 후보의 협상 중단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파상공세를 가했다. 박 후보는 15일 모교인 서울 성심여고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 협상 중단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선거가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잖아요. 더 이상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후보 문제에 대해 어쨌든 결정을 내려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권의 협상 중단을 간접 공격한 것이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리 당은 그간 여러 차례 안 후보가 민주당의 재집권 구도에 ‘불쏘시개’가 될 것으로 예견했다”며 “안 후보가 이제야 민주당의 덫에 걸린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 캠프가 문제 삼은 마타도어(흑색선전), 문자메시지를 통한 조직 동원, 협상 내용 흘리기는 민주당의 전매특허”라며 “안 후보 의도대로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 룰이) 합의돼도 친노(親盧·친노무현) 세력을 당할 재간이 애당초 없었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의 의도에 대해선 “중단 선언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지연전술”이라며 “위기감을 조성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는 분석이 줄을 이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 캠프는 단일화 협상 중단에도 불구하고 막판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포스트 단일화’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의 ‘뚜벅뚜벅’ 행보에는 단일화 공세와 무관하게 원칙대로 간다는 뜻도 있지만 안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서 빠질 것을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안 후보 장점은 쇄신, 수도권 정책 등의 키워드로 정리되는데 박 후보가 정책중심 민생행보를 하면 안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를 뺏어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 지지자 중 15∼20%가 문 후보로 단일 후보가 결정될 경우 이탈할 수 있다고 보고 이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