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측, 정치 혁신은커녕 구태 못 벗어” 安 캠프 부글부글

입력 2012-11-16 00:25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15일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와 관련해 언급한 ‘깊은 실망’이란 말 속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에 대한 분노가 녹아 있다는 해석이다. 정치 혁신을 약속한 파트너로서 기존 정치 관행을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이 ‘안철수 양보론’을 유포하는 등 단일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구태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한다. 결국 깊은 실망이란 단어에는 ‘민주당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정치를 내세워 국민 지지를 받고 있는 안 후보의 존립 근거까지 흔들리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안 후보 측이 ‘구태 정치’라 규정한 사례는 안 후보 측 협상팀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력을 비난한 백원우 전 의원의 트위터 글과 문 후보 측 협상팀인 김기식 의원의 자의적 발언 등이다. 또 전날 단일화 협상팀 모임에서 문 후보 측 팀장인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이 ‘안철수 양보론’을 흘렸다고 지목된 민주당 A의원 이름을 언급하며 “OOO 의원의 스타일 문제다”라고 말했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 의원이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SBS 라디오에 나와 “우리는 최소한의 정당방위를 하는 중이다. 서로의 약속을 지키자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과한 게 아니다”고 했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다른 라디오에서 “문 후보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사실이 아니라 그냥 오해일 뿐’이라는 식으로 상대방을 우롱하는 듯한 조치만 취하고 있다”며 “문 후보의 진정성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자해행위”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MBC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방 방송 가운데 광주MBC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 유민영 대변인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단일화의 승패가 달린 호남 표심을 겨냥한 선택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18일 당일치기로 광주를 또 방문한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