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잡고 8년만에 정상 선다… U-19축구 亞챔피언십 결승 진출

입력 2012-11-15 19:45
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에 따라 이변이 속출하는 것이 현대 축구다. AFC(아시아축구연맹) U-19(19세이하) 챔피언십 결승에 오른 한국 대표팀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이번 대표팀엔 2002년 정조국-최성국, 2004년 박주영-김승용, 2006년 기성용-이청용, 2008년 구자철-김보경 같은 스타가 없다. 2000년대 이후 최약체로 꼽힌 건 당연지사. 그러나 한국은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 칼리마의 에미리츠 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준결승에서 3대 1 승리를 거두고 보란 듯이 결승에 진출했다.

이광종 감독이 “골을 넣을 선수가 없다”고 한탄했을 정도로 시원찮은 득점력은 한국 U-19팀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이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김현이 상대 압박에 발이 묶이자 공격진 조합에 많은 변화를 줬다. 그 결과 문창진(3골), 강상우·김승준(이상 2골), 이광훈·권창훈·허용준(이상 1골) 등이 다양한 득점 루트를 뚫었다. 특히 김승준은 고교생답지 않게 미드필드와 상대 진영을 오가며 궂은일을 도맡아했다. 이 감독은 “8강과 4강을 치르면서 다득점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결승 진출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볼을 잡으면 골 욕심을 부린 상황이 많았다. 조별 리그를 마친 뒤 욕심을 버리고 동료를 위해 희생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나니 선수들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17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이라크를 꺾으면 2004년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탈환하고 대회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 리그에서 이라크와 맞붙어 0대 0으로 비긴 바 있다. 이 감독은 “특정 선수에게 득점이 쏠리지 않고 득점 루트가 다변화된 게 긍정적”이라며 “빠른 패스를 앞세워 이라크에 맞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