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 판매 첫날 편의점에 가봤더니… 가격표 없어 어수선, 소비자는 “편해졌다”

입력 2012-11-15 19:29

전국 편의점에서 가정용 상비약 구입이 가능해진 15일 소비자들은 진통제·해열제 등 간단한 약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 편의점들은 판매 준비를 제대로 못해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이날 0시를 기해 편의점 판매가 시작됐지만 상비약을 찾는 이들이 적었고, 판매원도 우왕좌왕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편의점에는 구석에 상비약을 진열해 놓는 유리박스를 설치했지만, 약품은 진열돼 있지 않았다. 편의점 직원 강모씨는 “사장님이 출근한 뒤 판매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우리 동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장소 찾기’ 사이트를 열어 의약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을 검색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사이트에 검색된 신림·영등포 일대 편의점 10곳을 둘러본 결과 상비약을 판매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일부 편의점에는 본사에서 상비약 가격표가 내려왔지만 아직 부착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편의점 두 곳 직원은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편의점에서는 약을 팔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등포의 한 편의점은 계산대 뒤편에 해열제, 파스 등을 진열해놨지만 신문지로 덮어 놓은 상태였다. 편의점 직원은 “0시부터 바로 팔 수 없고 판매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아직 진열을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신문지로 덮어놨다”고 말했다.

일부 준비부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편의점 상비약 판매를 반겼다. 서울 서원동의 한 편의점을 찾은 대학생 강주연(23·여)씨는 “오늘부터 편의점에서 약을 살 수 있다고 해서 가까운 편의점에 가봤는데 정작 갖춰놓은 곳이 없었다”며 “그래도 앞으로 편의점에서 간단한 약을 살 수 있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등포동의 한 편의점을 찾은 김모(43)씨는 “낮에는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 밤에 파스를 사려고 해도 밤에는 문을 닫는 약국이 많았다”며 편의점 상비약 판매를 반겼다. 경실련 사회정책팀 남은경 팀장은 “제도 시행 초기 편의점 약품 가격은 약국보다 비싸지만 판매처가 확대되고 품목이 늘어나면 가격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