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8차 당대회 폐막] ‘부정축재說’ 원자바오계열 추락…중앙위원 대부분 교체

입력 2012-11-15 00:41

부정축재설이 보도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측근들이 14일 새로 구성된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에서 몰락했다.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의 측근이 약진했다.

신화통신은 14일 공산당 18차 당 대회 폐막에 맞춰 신규 중앙위원(205명), 중앙후보위원(171명)을 발표했다. 17기 중앙위원(204명)은 87명만 유임됐고 절반 이상이 교체됐다.

중앙위원은 중앙 정부 주요 부장(장관)급 간부, 성·직할시·자치구의 최고 지도자 직책을 맡게 된다. 중앙후보위원은 중앙위원 가운데 사망, 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득표율에 따라 빈 자리에 들어가게 된다.

◇원자바오 계열 몰락=전도 유망한 관리로 주목받았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마원 감찰부장,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이 중앙위원에서 탈락됐다. 이들은 중앙후보위원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해 애초 중앙위원에서 제외됐다.

마원은 원자바오 부인 장페이린과도 가까운 사이로 대표적인 원자바오 계열이다. 공직감찰을 맡아 류즈쥔 철도부장을 낙마시킨 공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천더밍은 부총리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중국 정부의 세수를 총괄하고 예산을 기획하던 셰쉬런도 이번에 쓴잔을 마셨다. 원자바오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차기 발전개혁위원회 주임 후보로 꼽히던 주즈신 발개위 부주임도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퇴직하게 된다. 원자바오는 뉴욕타임스에 부정축재설이 보도된 뒤 당내 입지가 급속히 약화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진핑·리커창 측근 약진=새로 중앙위원에 진입한 인물 중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은 ‘시진핑의 비서실장’으로 눈길을 끈다. 변방인 구이저우(貴州)성 서기에서 당 총서기의 최측근이자 당 운영의 중추인 중앙판공청 책임자로 일약 발탁됐다. 시진핑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중앙정책연구실 상무부주임 허이팅(何毅亭)도 중앙위원에 들었다.

리커창 계열로는 바이차오루 지린성 부서기, 자오스 중국문학예술계연합회 당조 서기가 새로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류펑 국가체육총국장, 위안춘칭 산시성 서기, 장다밍 산둥성장, 지빙쉬안 헤이룽장성 서기와 함께 ‘공청단 6대 금강’으로 불리는 인물이 모두 중앙위원이 됐다.

이들은 리커창이 공청단 제1서기(장관급)를 지낼 때 중앙서기처 서기로 그를 보좌했다. 리커창 측근인 여우취안 국무원 비서장도 중앙위원에 합류했다.

◇링지화·류위안 유임=이번에 탈락설이 나돌았던 링지화 통전부장, 류샤오치 전 주석 아들 류위안 상장은 유임됐다. 링지화는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사고’를 은폐하려다 물의를 빚었고 류위안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와 가까워 위태로운 것으로 관측됐다.

조선족인 전철수(全哲洙) 통전부 부부장은 중앙후보위원 15년 만에 중앙위원이 됐고 김진길(金振吉) 지린성 정법위 서기는 중앙후보위원으로 진출했다.

자오커즈(趙克志) 구이저우성 서기 겸 성장, 장딩즈(蔣定之) 하이난성 성장, 바이마츠린(白瑪赤林) 티베트 자치구 주석 등은 중앙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중앙위원 진입에 성공했다.

6세대 주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자치구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서기, 저우창(周强) 후난성 서기, 쑤수린(蘇樹林) 푸젠성 성장, 루하오(陸昊) 중앙서기처 제1서기 등도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