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安 단일화 협상 2002년 닮은 꼴?… 합의문 발표했다 깨지고 2차 협상서 타결

입력 2012-11-14 22:03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 룰 협상이 이틀 만에 전면 중단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과정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2년에는 합의문까지 발표했다가 여론조사 방식 유출 공방이 벌어지면서 협상이 깨졌고, 2차 협상단을 구성한 끝에 간신히 최종 타결을 봤다.

당시 노무현 후보 측은 이해찬 의원, 정몽준 후보 측은 이철 전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꾸려 11월 8일부터 단일화 협상을 시작했다. 실무 협상의 진도가 안 나가자 정 후보가 후보 회담을 제안했고 노 후보가 이를 수용해 15일 심야 양자 회담에서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후 16일 단일화 방식(국민여론조사), 17일 세부절차 등이 잇따라 타결되면서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18일 한 언론사에 여론조사 방식이 보도되면서 유출 공방 속에 협상 자체가 깨졌다. 19일 저녁 노 후보 측 신계륜 비서실장과 정 후보 측 민창기 홍보위원장 사이에 2차 협상 창구가 개설됐다. 2차 협상팀은 27시간 마라톤협상을 벌였음에도 ‘역선택’ 방지 조항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다시 무산 위기로 내몰렸다. 결국 노 후보가 22일 오전 정 후보 측 요구를 수용해 협상은 타결됐다. 2002년에는 단일화 방식까지 합의한 뒤 협상이 결렬 위기에 처했지만 이번에는 초반부터 협상이 중단됐다는 차이가 있다. 또 노·정 후보는 실무 협상단이 먼저 대화를 시작한 뒤에 만나 단일화 원칙에 합의한 반면 문·안 후보는 직접 단일화하기로 합의한 뒤 실무 협상팀을 꾸렸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