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붙이는 맥점

입력 2012-11-14 20:06


역시 이세돌이다. 27개월 동안 랭킹 1위를 지켜오던 이세돌 9단이 지난 6월 박정환 9단에게 랭킹 1위 자리를 물려줬다. 그리고 좀처럼 그 자리를 찾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10월 한 달 동안 10승1패, 승률 91%의 경이적인 성적으로 11월 랭킹에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최근 성적은 더 빛난다. 한국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 진출,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준결승, 명인전 준결승 진출에 이어 국내 최대 기전인 올레배 결승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 9단이 지난 2일 올레배 결승 5번기 2국에서 최철한 9단과 만났다. 1국은 이 9단의 승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2국은 최 9단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세돌의 바둑에 많은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면도> 백이 좌변의 흑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백1은 급소 자리로 극심한 고통이 전해진다. 흑은 중앙의 요석들을 떼어주고라도 궁색하게 삶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참고도> 중앙의 돌들까지 살려보겠다고 연결을 했다가는 백2의 입구자로 전체 흑의 목숨이 위태롭다.

<실전도> 하지만 이세돌은 위기 상황에서 더 힘을 발휘한다. 가는 길에 흑1로 중앙을 들여다보는 응수타진을 한다. 이어 흑3의 붙이는 맥점. 책에서 많이 보는 수지만 실전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흑의 붙이는 수에 백의 응수도 궁해졌다. 백4로 젖혀보지만 흑5의 들여다보는 수가 수순. 백은 6으로 받을 수밖에 없을 때 유유히 7로 늘어둔다. 더 이상 백4는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