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추문 ‘도가니 英 BBC’… 전직 라디오 진행자 20년동안 18차례 성범죄

입력 2012-11-14 19:57

인기 DJ의 성범죄 파문 및 오보 소동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BBC가 또다시 성추문에 휩싸였다. BBC는 13일(현지시간) “전직 BBC 라디오 진행자가 1979∼99년 20년 동안 18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이번 ‘스캔들’의 장본인은 BBC 라디오 노퍽지국에서 진행자 겸 제작자로 일했던 마이클 수터(59) 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16차례 16세 이하의 남자 어린이를 성추행하거나 강간했고, 성인 남녀 2명도 한 차례씩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70년대 중반부터 BBC에서 활동하던 수터는 89년 퇴사, 프리랜서로 일하며 미디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수터는 “과거에도 이 문제에 대해 조사받은 적이 있었지만 검찰은 경찰에 무혐의를 권고했다”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BBC는 “경찰에서 수사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는) 논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간판 DJ였던 고(故) 지미 새빌(1926∼2011)이 수십년간 300여명의 어린이를 성추행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정치인이 저지른 성추문 사건을 보도하면서 범인을 잘못 암시하는 오보를 내보내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유튜브에는 새빌이 방송 중 카메라 앞에서 성추행을 저지르는 동영상이 올라와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악화된 BBC의 신뢰도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BBC가 소속 직원들에게 “소셜미디어 등에서 회사에 대해 언급하는 일을 자제하라”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양진영 기자